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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Patagonia, and more

7. 엘 칼라파테 El Calafate (2)


모레노 빙하 정류장까지의 이동은 버스를 통해서 가능하지만, 빙하 위를 직접 걸을 있는 트레킹 투어에 참여하려면 투어 에이전시를 이용해야 한다. 다른 아르헨티나 투어 회사가 그러하듯, 이곳 역시 이엘로 아벤투라 Hielo Y Aventura라는 회사가 모레노 빙하 투어를 독점하고 있다.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 예약을 해도, 결국 이엘로 아벤투라에서 관광객을 통솔한다. 이런 독점 구조와 더불어, 칼라파테의 살인적인 물가는 모레노 빙하 트레킹 비용을 어마무시하게 상승시켰다. 현재 50% 향해 급증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평균 인플레이션 속도는 작년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다소 느려졌으나, 여행 당시에는 지금과 비슷하게 40% 육박했고, 기간에 칼라파테와 같은 특정 지역의 인플레이션 속도는 거의 70~80%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동안 투어사는 투어 비용을 매년 1.5 가량 올렸고, 10만원대를 형성하던 비용은 30만원을 넘어섰다. 오죽했으면, 조만간 40만원을 넘어설 것이니 지금 순간이 가장 투어비용이 저렴할 때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투어 사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빙하에 올라설 있다라는 위안거리를 볼모 삼아 관광객들에게 거금을 요구하고 있다



칼라파테 여행객들에게는 애증의 대상, 이엘로 이 아벤투라.


역시 그런 위안거리에 볼모 잡혀 엄청난 금액을 상납했다다만 투어는 단순히 빙하 트레킹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닌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전망대와 페리에서의 빙하 관람, 트레킹 직전 쉼터에서의 커피 , 모레노 빙하를 옆에 끼고 2시간동안 진행된 고달픈 산행 가이드가 사탕 두어 (…), 이후 빙하 위에서 보낸 4시간, 와중에 텁텁한 빵조각을 먹다 막힌 목을 빙하수로 뚫어내며 점심시간을 보냈다. 이때 가이드가 빵을 공짜로 나눠주면서 한국어를 알려 달라고 했다. 빨리빨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 Vamos 해당되는 한국어를 알려달라 하여 내가가자라는 단어를 알려주었다. 뒤로 자꾸 나를 제촉하면서가자가자 빨리빨리라고 하더라아마 올해 모레노 빙하를 갔던 사람들에게선가즈아 단어를 배우지 않았을까(스페인어로는 Vaaaamos일려나). 식사 , 빙하에서 내려와 육지로 복귀하는 페리 안에서, 유리 잔에다 빙하를 깨서 만든 얼음을 넣고 싸구려 위스키를 부어주며 투어가 무사히 끝났음을 축하했다.


 

마침 투어에서 한국인 대학생을 만났다. 전역 복학을 앞두고 이곳에 왔고, 날이 파타고니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라고 했다. 빙하 위에서 같이 고생하며 금방 친해진 , 대학생의 숙소에 있던 다른 한국인 대학생들과 함께 소고기 파티(?) 열기로 하고 투어 종료 같이 도시 구경을 하고 장을 봤다. 남미 마트 특유의 계산대 대기시간 끝에 구입한 소고기 등심에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미처 마시지 못한 아우스트랄토레스 파이네맥주를 곁들여 훌륭한 저녁 만찬을 즐겼다.


파타고니아의 아침은 항상 붉게 타오른다.


다음날, 나는 다시 빙하 국립공원을 방문했다. 모레노 빙하와 함께 빙하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다른 빙하들, 웁살라 빙하와 스페가시니 빙하 Glaciar Spegazzini 만나볼 있는 페리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빙하의 도시에 만큼, 가능한한 많은 빙하를 보고 싶은 욕심에 인터넷을 통해 미리 페리 티켓을 구매 했는데, 투어 예약 절차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아 픽업 버스가 숙소에 방문하지 않았다. 버스를 놓쳐 제때 승선하지 못할 했는데 (소주랑 라면을 좋아한다는) 호스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페리 선착장으로 가는 후발대 버스에 탑승했다. 비싼 주고 미리 예약한건데 하마터면 거금을 날릴 했다. 그냥 현지에서 린다님께 티케팅을 부탁드리는 나은 선택지였던 같다



거대한 페리를 타고 한참동안 라고 아르헨티나를 항해하다, 호수를 떠다니는 유빙의 양이 점점 많아지더니 멀리 웁살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웁살라는 사실 지역 언어가 아닌 스웨덴 어로,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이 지역을 연구하게 되면서 붙게 이름이다. 거대한 크기 만큼이나 주변에는 상당한 양의 유빙이 부유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충돌의 위험 탓인지는 몰라도, 빙하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선 직접 카약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멀리서 바라볼 밖에 없지만 웁살라 빙하가 얼마나 거대한지는 어느 정도 실감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저 거대한 빙하가 웁살라 빙하이다.


웁살라 빙하로 부터 후퇴한 페리는 근처의 또 다른 거대한 빙하로 향했다. 이곳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아르헨티나 식물학자로, 파타고니아를 포함해 아르헨티나 지역에 서식하는 3천개 가까운 식물과 곰팡이를 발견하고 이를 기술한 카를로스 루이스 스페가시니 Carlos Luis Spegazzini의 이름이 남아있다. 국립 공원 빙하 지역 수직 길이가 가장 길고, 형태가 매우 역동적인 스페가시니 빙하는 배로 가까이 까지 접근할 있었다. 비를 맞아가며 6시간 이상을 걸어야 했던 모레노 빙하 투어를 생각하면, 배에 가만히 앉아 다양한 빙하와 유빙을 감상할 있는 페리 투어도 나름 알찬 투어라고 생각했다.


 

투어를 마치고, 다음날 바릴로체로 이동할 준비를 하며 칼라파테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많은 도움을 주신 린다님을 만나 감사 인사를 드렸고, 칼라파테의 유명 엘라도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은 , 남부 파타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기념하여 칼라파테 지역 특산 베리를 곁들인 양고기 스테이크로 저녁을 해결하며 칼라파테에서의 마지막을 생각보다 무사히, 그리고 멋지게 마무리했다.


 

다음날 린다님께서 구해다 밴을 타고 칼라파테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와이파이로 린다님께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고 다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찍 도착한 덕에 공항 기념품 상점을 돌아다니며 파타고니아 기념품들과 비행기를 통해 칼라파테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실컷 구경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을 있었다. 대체로 방학을 맞이하여 단체 관광을 선생님들로 보였다. 아마 다들 린다님 숙소에서 묵으며 내일은 모레노 빙하를 보러 떠나겠지.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하자마자 우측으로 급회전을 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엄청난 기울기에 긴장하여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데, 오른쪽 아래 창문이 라고 아르헨티나의 거대한 에메랄드 빛으로 가득 찼다. 칼라파테는 떠나는 순간에도 거대하고 아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 7. 엘 칼라파테, 끝.
- 모레노 빙하 투어와 웁살라/스페가시니 빙하 페리 투어 관련 자세한 사진과 영상은 '(3) 빙하 투어 특집편'에 실려 있습니다. (바로가기)